판도라의 상자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부탁을 듣고 인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각 생명체들에게 선물을 주다 보니, 인간에게 마땅히 줄만한 것이 없었다. 그러자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주었다. 제우스는 신들의 전유물인 불을 인간이 쓰게 하니 분노하였다.
그래서 불을 빼앗았는데 이번에는 프로메테우스는 헤파이토스에게서 불을 가져온다. 이 사실을 안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독수리에게 간이 쪼이는 형벌을 내린다. (훗날, 헤라클레스가 도와줄 때까지)
제우스는 인간에 대한 분노로 여자를 만들기까지 한다. 그 여자는 신들의 장점을 모두 물려받은 여성으로 에피메테우스는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제우스가 준 상자가 판도라의 마음을 계속 흔든다.
'도대체 무엇을 주었길래 열지 말라는 것인가?'
모두가 알듯이 그 안에는 온갖 감정들이 들어 있었다. 인간 고통의 근원에 대한 신화인 이 판도라의 상자, 그런데 이상하게도 상자 안에는 희망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신화가 어딘가 이상하다 생각이 든다. 다른 감정들은 상자 밖으로 나왔는데 희망만 못 나오면 인간세상에는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닌가? 판도라의 상자가 아닌 판도라가 인간 그 자체라면 마음속에 희망을 품는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만, 판도라도 인간 중에 하나로 내려온 이상, 이 이야기는 잔혹동화가 아닐 수 없다. 단지 전래되는 와중에 미화된 느낌이 들어 급하게 생각을 옮겨 적어본다. 상자 안에 있는 것이 차라리 '절망, 낙담, 포기' 같이 불행의 끝자락이었으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더 와 닿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