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이해서 등산을 하기로 했다. 산의 기운을 받아 좋은 1년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일이라고 유별난 날도 아니고, 그냥 아침에 부모님에게 전화드리고 산을 타기로 했다. 같이 가기로 한 동생도 잘 나왔다. 월욜에 학원 들어간다길래 운동시킬겸 데려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억세게 왔으면 안 올라갔을 텐데 그냥 올라간다. 신발은 헬스장에 놓고와서 그냥 스니커즈 신고 올라가는 중, 그 동생도 역시나 플랫슈즈... ㅋㅋㅋ 지나가는 등산객들 모두 한 마디씩 걱정을 던지고 간다.
산에서는 비가 많이 떨어지지 않는데, 한 방울 씩 떨어지는 빗방울이 농축돼서 탈모 걱정하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가는 길 옆에 계곡이 있어서 참 좋은 산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상에 가까울 수록 가파른 바위가 등장한다.
로프를 잡지 않으면 도저히 못올라갈, 바위에도 쇠못이 박혀있는데, 그거라도 밟고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이 길로 내려가는 순간 미끄러져 죽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른 코스를 찾았다.
다행히 내려가는 다른 길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쪽으로 내려가고 나서 안건데, 반대쪽으로 내려가서 경기도 구리시 까지 가게 됐다. 내려 오는 길에 정말 대단한 장면을 보았다.
아버지 두명이 같이 등산을 하는데, 뒤에 아기를 등에 엎고 온 것이다. 심지어 이번이 두번 째란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기에게 산을 보여주려고, 그렇게 엎고 온 것인가.. 진짜 너무 놀라서 존경한다고 했다. 그리고 산 타는 속도도 얼마나 빠른지 내려가고 있을 때 그 분들은 올라가고 있었는데, 거의 다 내려갔을 때 쯤, 우리를 제쳐서 내려갔다...
체력이 진짜 대단하다.
내려온 곳 초입에는 군부대가 있었다. 산에는 군부대가 하나씩은 있나보다, 청계산에도 하나 있던데 그 곳은 완전 소규모였는데, 여기는 꽤 큰 규모였다. 내려오는 길에도 옛 6.25 전쟁때 유격대의 은거지였다는 것을 보면..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이긴 한가 보다.
돌아와서 친구들로부터 연락을 많이 받았다. 안 챙겨줄거 같은 사람들이 챙겨주니 좀 신기했다.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의미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머리는 자르는게 좋겠다. 눈썹정도로만 하는게 뭔가 더 깔끔하고,, 부시시한 느낌이 없는 것 같다. 나는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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