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꿈의 해석 번역본을 읽겠다는 당찬 포부로 도서관에 당당히 들어갔다. 하지만 그 두께에 겁 먹고, 편역본을 찾았다. 번역본 바로 옆에 있던 편역본이 이 책이었다. 꽤 오래 있었을텐도 아무도 읽지 않은듯이 책에 주름조차 잡히지 않은 것이 뭔가 기분이 좋았다.
꿈의 해석은 군대에서부터 추천을 받은 책이었다. 정확히는 이 책은 아니지만, 꿈의 해석에 접근할 수 있음에 의미를 두고 읽기 시작했다.
프로이트의 꿈에 대한 접근을 여러 꿈의 사례를 통해 접할 수 있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꿈은 고대인들에게는 사고의 연장선, 미래에 대한 점지정도로 여겨졌지만, 프로이트는 무의식과 전의식을 구분하며, 우리의 소망을 충족시켜준다는 관점으로 꿈을 해석하려고 했다.
불쾌하거나, 현실의 내가 전혀 바라지 않을 듯한 방식의 꿈은, '검열'이라는 과정을 통해, 전위, 반대의 현상을 통해 꿈에 나타난다고 했다.
특히 프로이트는 신경증적 질환과, 성적인 요소를 많이 관련있게 해석했다. 다양한 성적 상징들과 함께, 어렸을 때 기억의 가장자리에 있는 어떠한 충격들이 꿈을 통해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어떤 욕망의 억압이 꿈에서 분출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 흥미로웠다.
우리가 낮 동안에 인상적으로 기억한 것은 꿈에 나타나지 않고, 변두리의 것들이, 혹은 인식조차 못했던 것들이 꿈에 등장한다는 주장은 정말 동의가 되었다. 어제 아이린과 강호동이 같이 나오는 영상을 봤는데, 아주 인상 깊게 본 아이린이 아닌, 강호동이 나온 것을 보면, 의식에 뚜렷히 박혀있는 것은 잘 나오지 않나보다.
꿈의해석을 보면서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
우리가 어떠한 자극을 받기 이전의 상황부터 꿈에서 묘사가 된다. 예를 들면 자명종이 울리기 전부터, 꿈에서는 누군가가 접시를 깨트리려고 한다거나, 고함을 지르려고 입을 크게 벌린다든가 그런 상황이 있는데, 타이밍에 딱 맞춰서 자명종이 울린다는 착각이 든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절벽에서 떨어지기 전 까지의 과정이 묘사되다가 딱 떨어질 때 나도 침대에서 떨어진다거나.. 어떻게 된 일일까. 그런 착각이 드는 것일까, 아니면 그 신경 자극의 전달과정이 꿈에서 길게 증폭되어서 느껴지는 것일까. 만약 그 과정이 증폭된다면 이상한 것이 이미 내 피부세포는 혹은 청각 세포는 자극을 받았는데, 그 과정이 꿈을 통해 나타난 다는 것인데, 잠이 깨기 전에 다른 부분에서 활성이 일어난다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뇌에 신호가 오기까지 꿈의 경로를 돌고 온다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프로이트의 책을 읽고 나서는 융의 글도 읽기를 많이 추천 받았다. 융은 프로이트의 제자임에도, 프로이트와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고 한다. 다음 번에는 융의 책을 읽어보도록 해야겠다.
꿈에는 성적인 상징이 많다. 꿈에 이 것이 나왔다 해서 무조건 성적인 꿈은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것들을 적어 놓는다.
계단을 오르거나 내리거나, 뜰이 기울어져 있거나 ,문을 연다거나, 과일 배의 등장, 막대기, 뱀, 지갑, 소시지, 궁전
남성과 여성의 성 중 무엇을 나타내는지는 적어놓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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