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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부터 제사에 가면 단골로 등장하던 음료수들이 있다. [자연은 시리즈, 미에로 화이바, 초록매실, 포도 봉봉]
나는 그 중에서 초록매실과 포도 봉봉을 제일 좋아했다. 초록매실의 그 달콤한 맛 뒤에 딸려오는 떱떱함과 매실의 잔향, 그리고 포도 봉봉의 그 마냥 달지 않은 묘한 쓴 맛이 중독적이었다.
군대에서 있던 일이다. PX에서 안 보이던 초록매실이 들어온 것이다. 그 당시 나는 휴가를 한 번도 안 나가고 6개월 가량 참고 있었는데, 사회에 대한 미련도 사라지고, 그냥 안 나간다라는게 아니라 내가 안에 있는게 당연하다는 수준에 이르렀었다. 그런데 초록매실을 보자마자, 뭔가 뭉클함이 느껴졌고, 단박에 그걸 사서 생활관으로 달려갔다. 초록매실에 대한 그 감정이 절실했기에, 정말 집중해서 마시고 싶었달까.. 침대에 앉아서 한 모금 넘겼을 때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주마등 처럼 스치는 생각들.. 그리고 나는 며칠 뒤 휴가신청을 하게 됐다.
향과, 맛으로 기억을 되찾는 다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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