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단편소설- 공생 가설
읽고 나서 작가의 상상력에 너무 몰입되었던 소설, 진짜 이런 사실이라면... 우리가 미지의 세상에 갖는 호기심이 설명이 돼버릴 것만 같은 이야기..
내용은 이렇다.
어떤 아이가 그리는 그림은 너무나도 환상적이고, 여럿의 마음을 울린다.
한 소녀는 어릴 때부터 나는 어딘가에서부터 왔다는 믿음을 갖고 지내는데 어른들은 그것을 그러려니 하고 넘긴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그녀는 자신이 왔다는 고향이라는 곳의 그림을 계속 그리고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는 화가가 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서울에서 일어난다. 동물, 아기의 소리를 언어로 바꾸는 연구를 하던 연구진은 아기들의 울음을 분석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이해할 수 없는 데이터를 받는다. 철학적이고, 아기라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생각. 그러다 어느 순간, 그 나이 또래의 생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생각이 단순해진다. 그런데 그녀의 그림을 볼 때, '돌아가고 싶다.' ' 여기는 우리가 살아야 할 곳'이라는 대화가 오가더니, 뇌에서 폭발적인 활성이 일어난다. 한 명의 애기 속에, 여러 명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연구진은 계속해서 고민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서, 공생 가설을 내놓는다.
소설 속에서는 어느 정도 사실인 가설처럼, 그녀가 그린' 날 떠나지 마'라는 그림이나, 우주 망원경에 찍힌 이미 사라져 버린 행성의 지구 다움을 보여주면서 기정 사실화를 하며 소설은 막을 내린다.
아이의 울음을 알 수 없는 것과, 5살 이전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을, 공생하던 미생물이 떠나기에, 그들이 지적임을 주고 떠난다는 가설을 통해 설명한다는 것이 흥미로워, 진실과 혼동할 뻔했다.
미토콘드리아도 세포에 독립적이던 미토콘드리아 소기관이 융화되면서 미토콘드리아 세포가 된 것처럼, 인간의 지성도 다른 미생물의 지성이 들어와서 기생(공생)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상상이 무척 흥미롭다.
그림 하나 없는 소설이지만, '날 떠나지 마'라는 그림의 외로움이 눈에 선하고,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에 대한 느낌이 이리도 잘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나도 혹시 공생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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